수백대 전투기·헬기 등 전방위 동원
CIA, 이란군 교란·실종자 위치 파악
이란, 먼저 확보 위해 현상금도 걸어
트럼프, 구출 성공에도 사실상 ‘굴욕’
“이란 방공망 초토화” 주장 무색해져
대이란 군사작전에 투입된 미군 F-15E 전투기와 A-10 공격기가 이란군의 공격에 격추된 것은 지난 3일(현지시간)이다. 조종사 3명 중 1명은 이란 영토에 특수부대까지 투입해 약 36시간 만에 겨우 구출했다. 개전 후 처음으로 이란에 의해 자국 전투기가 격추되면서 이란 방공체계를 무력화했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장이 무색해졌다.

CBS뉴스, CNN 등 복수 미국 매체가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F-15E 스트라이크 이글과 미군 A-10 선더볼트Ⅱ 워트호그가 각각 이란 남서부와 호르무즈해협 인근 게슘섬 남단에서 격추됐다. 이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대공 사격에 의한 것이라고 이란 국영매체가 보도했다.
A-10에 단독 탑승한 조종한 1명은 구조됐다.
격추된 F-15E 전투기에는 2명이 탑승하고 있었는데, 1명은 추락 도중 비상 사출했다. 미군은 수색·구조용 헬기 HH-60G와 연료 공급을 위한 C-130 급유기를 투입해 비상 탈출한 1명을 먼저 구조했다. 이 과정에서 헬기 2대도 이란군의 공격을 받아 일부 탑승자가 부상했지만 기지로 복귀했다.
나머지 1명이 실종되면서 미국과 이란이 모두 먼저 확보하기 위한 수색전을 벌였다. IRGC는 실종자가 있는 지역에 병력을 파견하고, 현상금까지 걸며 주민들에게 조종사 수색을 독려했다. 만약 이란이 실종자 신병을 확보할 경우 협상에서 이란이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서다.
미국은 실종자 구출을 위해 수백 명의 특수부대원과 기타 군 병력, 수십 대의 미군 전투기, 헬리콥터 그리고 사이버, 우주 및 기타 정보 역량이 동원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NYT에 따르면 조종사는 탈출 후 24시간 넘게 이란군을 피해 도주했으며, 한때 해발 7000피트(약 2134m) 높이 산을 오르기도 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조종사가 구조된 것처럼 이란군을 교란하고, 위치를 파악했으며, 미군 공격기는 이란군 수송 차량 행렬이 조종사가 숨어 있는 지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폭탄을 투하하는 등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조종사 구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 및 구조 작전 중 하나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은 내 지시에 따라 그를 데려오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들로 무장한 수십 대의 항공기를 보냈다”며 “그(실종자)는 부상을 입었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공적인 구출작전에도 전투기 격추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굴욕’이다. 이란 방공 전력을 초토화했다는 트럼프 행정부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이란의 해군이나 공군, 방공망, 통신망이 모두 파괴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영국 BBC방송은 미군 전투기가 격추된 것은 이란이 비록 제한적일지라도 여전히 자국의 영공을 방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도 수 시간 만에 ‘미사일 벙커’를 복구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NYT는 미 정보당국의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이 공습을 받은 직후 지하 미사일 벙커와 저장고를 파헤쳐 수 시간 만에 미사일 시설을 재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외부에서는 지하 벙커가 파괴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이란이 신속하게 발사대를 복구한다는 것이다. 정보당국은 또 이란이 여전히 이스라엘 등 인근 국가를 공격하기에 충분한 탄도미사일과 미사일 발사대 사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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